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4주차, 겉은 두꺼워졌는데 속은 빈 강정 | PCL 완전파열 재활일기 16

이 글 요약: 후방십자인대 재건술(PCL 재건술) 14주차의 기록입니다. 줄넘기를 시도했지만 무릎이 못 버텼고, 자전거 인터벌 운동에서 수술 전보다 크게 떨어진 근지구력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각도는 여전히 100도 내외에서 정체, 외래 진료를 2주 앞두고 불안이 커진 시기를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을 받은 지 14주차입니다. 복직 후 학교생활과 재활을 병행한 지도 몇 주가 됐어요. 이번 주는 한마디로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같다”는 느낌을 받은 한 주였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줄넘기 10개, 무릎이 못 버텼다

이번 주에 큰맘 먹고 줄넘기를 시도해봤어요. 회복이 좀 된 것 같아서, 가볍게 열 번만.

그런데 열 번을 넘기고 느낀 건 “아직 역부족”이었습니다. 줄넘기는 뛰었다가 착지할 때 무릎에 충격이 실리는데, 그 충격을 무릎이 버티질 못하는 느낌이었어요. 열 개를 하는 동안 ‘아, 이건 아직 무리구나’ 싶었습니다.

줄넘기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는 회복의 신호이긴 한데, 동시에 “아직 멀었다”는 현실도 확인한 순간이었어요.

각도 측정 앱으로 재보니, 여전히 100도 내외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Goniocam 앱으로 굴곡 각도를 측정함(앉아서 구부린 최고 각도) – 14주 4일차

이번 주엔 goniocam이라는 무릎 각도 측정 앱을 써봤어요. 사진으로 각도를 재주는 앱인데, 재보니 100도 내외로 나오더라고요.

수술 초기 5도, 10도를 다투던 걸 생각하면 많이 온 거지만, 지금 시점에서 100도 정체는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능동 각도가 좀처럼 더 안 늘어나니까요. 앱으로 확인하니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졌습니다. 숫자로 딱 찍히니까요.

이번 주는 병원 대신 집에서

원래 재활은 병원 도수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은데, 이번 주는 병원에 갈 수가 없었어요. 아이를 돌보느라 시간이 도저히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반복했습니다. 얼음찜질과 굴곡 운동을 계속했어요. 붓기를 관리하고, 각도를 조금이라도 늘려보려고요. 병원 재활만큼은 아니어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꾸준히 했습니다.

자전거 인터벌 운동 — 근력의 민낯을 마주하다

이번 주 재활운동은 자전거를 계속 탔는데, 강도를 높여봤어요. ergdata라는 앱을 받아서 인터벌로 타봤습니다.

그동안은 낮은 강도로만 살살 탔는데, 강도를 올려 인터벌로 타보니 다리 근육이 못 버티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숫자로 보면 더 확실했습니다. 다치기 전에는 1000m를 1분 30초대에 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타도 800m쯤에서 힘이 쭉 빠지고, 기록은 1분 55초대가 최고였어요. 그리고 그 이후엔 몇 분간 운동을 이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근지구력과 근력이 정말 많이 떨어졌다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거울로 보면 허벅지가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많이 두꺼워지고 있어요. 인바디 근육량도 회복되고 있고요. 그런데 막상 강도 높은 운동을 해보면 힘이 안 나요.

딱 “빈 강정” 같은 느낌이에요. 겉모습은 돌아오는 것 같은데, 속의 진짜 힘(근지구력, 파워)은 아직 한참 부족한 거죠. 근육량이 돌아온다고 바로 예전 퍼포먼스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근육 크기와 실제 근력·지구력은 또 다른 얘기더라고요.

외래 2주 전, 불안이 크다

솔직히 이번 주는 불안이 컸어요. 외래 진료가 2주 남았는데, 각도는 여전히 100도 내외에서 정체고, 근력도 생각만큼 안 따라와 주니까요.

‘이 정도 속도가 맞나’,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머리로는 알아요. 복직해서 무릎이 쉴 시간이 없고, 근력은 시간이 걸리는 거라는 걸요. 그래도 매일 확인하는 각도가 그대로면, 그리고 운동할 때마다 힘이 부족한 걸 느끼면,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계속했어요. 얼음찜질하고, 굴곡 운동하고, 자전거 타고, 강도도 조금씩 올려보고. 줄넘기는 아직 무리였지만, 시도해봤다는 것 자체가 몇 주 전의 저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으니까요.

빈 강정 같아도, 속을 채우는 건 결국 시간과 꾸준함일 거예요. 근육량이 먼저 돌아왔으니, 근력과 지구력도 그 뒤를 따라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4주차를 마치며

14주차는 회복의 진전과 한계를 동시에 마주한 한 주였어요. 줄넘기를 시도할 만큼은 왔지만 무릎이 못 버텼고, 자전거 강도를 올려보니 근력의 민낯이 드러났고, 각도는 여전히 정체였습니다.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같은 이 시기가, 지금 재활하는 저에게는 가장 조바심 나는 구간이에요. 하지만 외래 진료 때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조급해하지 않고 근력을 채워가려 합니다. 같은 시기 재활하며 불안한 분이 계시다면, 이 마음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지금 그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2주 뒤 외래 진료 결과와, 정체된 각도·근력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이어서 기록해보려 합니다.

(다음 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재활일기 17 | PCL 완전파열)


※ 본 글은 개인의 수술 및 재활 경험을 기록한 재활일기입니다. PCL 재건술 후 회복 속도와 재활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본문에 기록된 운동과 앱 측정값은 개인의 경험입니다. 줄넘기 등 충격이 있는 운동, 운동 강도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 및 재활 전문가와 상의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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