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요약: 후방십자인대 재건술(PCL 재건술) 14주차의 기록입니다. 줄넘기를 시도했지만 무릎이 못 버텼고, 자전거 인터벌 운동에서 수술 전보다 크게 떨어진 근지구력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각도는 여전히 100도 내외에서 정체, 외래 진료를 2주 앞두고 불안이 커진 시기를 솔직하게 담았습니다.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을 받은 지 14주차입니다. 복직 후 학교생활과 재활을 병행한 지도 몇 주가 됐어요. 이번 주는 한마디로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같다”는 느낌을 받은 한 주였습니다. 솔직한 이야기를 남겨봅니다.
줄넘기 10개, 무릎이 못 버텼다
이번 주에 큰맘 먹고 줄넘기를 시도해봤어요. 회복이 좀 된 것 같아서, 가볍게 열 번만.
그런데 열 번을 넘기고 느낀 건 “아직 역부족”이었습니다. 줄넘기는 뛰었다가 착지할 때 무릎에 충격이 실리는데, 그 충격을 무릎이 버티질 못하는 느낌이었어요. 열 개를 하는 동안 ‘아, 이건 아직 무리구나’ 싶었습니다.
줄넘기를 시도했다는 것 자체는 회복의 신호이긴 한데, 동시에 “아직 멀었다”는 현실도 확인한 순간이었어요.
각도 측정 앱으로 재보니, 여전히 100도 내외

이번 주엔 goniocam이라는 무릎 각도 측정 앱을 써봤어요. 사진으로 각도를 재주는 앱인데, 재보니 100도 내외로 나오더라고요.
수술 초기 5도, 10도를 다투던 걸 생각하면 많이 온 거지만, 지금 시점에서 100도 정체는 마음이 편치 않았어요. 능동 각도가 좀처럼 더 안 늘어나니까요. 앱으로 확인하니 오히려 불안감이 더 커졌습니다. 숫자로 딱 찍히니까요.
이번 주는 병원 대신 집에서
원래 재활은 병원 도수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은데, 이번 주는 병원에 갈 수가 없었어요. 아이를 돌보느라 시간이 도저히 안 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걸 반복했습니다. 얼음찜질과 굴곡 운동을 계속했어요. 붓기를 관리하고, 각도를 조금이라도 늘려보려고요. 병원 재활만큼은 아니어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꾸준히 했습니다.
자전거 인터벌 운동 — 근력의 민낯을 마주하다


이번 주 재활운동은 자전거를 계속 탔는데, 강도를 높여봤어요. ergdata라는 앱을 받아서 인터벌로 타봤습니다.
그동안은 낮은 강도로만 살살 탔는데, 강도를 올려 인터벌로 타보니 다리 근육이 못 버티는 걸 절실히 느꼈어요.
숫자로 보면 더 확실했습니다. 다치기 전에는 1000m를 1분 30초대에 탔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열심히 타도 800m쯤에서 힘이 쭉 빠지고, 기록은 1분 55초대가 최고였어요. 그리고 그 이후엔 몇 분간 운동을 이어갈 수도 없었습니다.
근지구력과 근력이 정말 많이 떨어졌다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거울로 보면 허벅지가 예전만큼은 아니어도 많이 두꺼워지고 있어요. 인바디 근육량도 회복되고 있고요. 그런데 막상 강도 높은 운동을 해보면 힘이 안 나요.
딱 “빈 강정” 같은 느낌이에요. 겉모습은 돌아오는 것 같은데, 속의 진짜 힘(근지구력, 파워)은 아직 한참 부족한 거죠. 근육량이 돌아온다고 바로 예전 퍼포먼스가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배웠습니다. 근육 크기와 실제 근력·지구력은 또 다른 얘기더라고요.
외래 2주 전, 불안이 크다
솔직히 이번 주는 불안이 컸어요. 외래 진료가 2주 남았는데, 각도는 여전히 100도 내외에서 정체고, 근력도 생각만큼 안 따라와 주니까요.
‘이 정도 속도가 맞나’,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자꾸 들었어요. 머리로는 알아요. 복직해서 무릎이 쉴 시간이 없고, 근력은 시간이 걸리는 거라는 걸요. 그래도 매일 확인하는 각도가 그대로면, 그리고 운동할 때마다 힘이 부족한 걸 느끼면, 불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건 계속했어요. 얼음찜질하고, 굴곡 운동하고, 자전거 타고, 강도도 조금씩 올려보고. 줄넘기는 아직 무리였지만, 시도해봤다는 것 자체가 몇 주 전의 저는 상상도 못 할 일이었으니까요.
빈 강정 같아도, 속을 채우는 건 결국 시간과 꾸준함일 거예요. 근육량이 먼저 돌아왔으니, 근력과 지구력도 그 뒤를 따라올 거라 믿고 있습니다.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4주차를 마치며
14주차는 회복의 진전과 한계를 동시에 마주한 한 주였어요. 줄넘기를 시도할 만큼은 왔지만 무릎이 못 버텼고, 자전거 강도를 올려보니 근력의 민낯이 드러났고, 각도는 여전히 정체였습니다.
겉은 두꺼워지는데 속은 빈 강정 같은 이 시기가, 지금 재활하는 저에게는 가장 조바심 나는 구간이에요. 하지만 외래 진료 때 현재 상태를 정확히 확인하고, 조급해하지 않고 근력을 채워가려 합니다. 같은 시기 재활하며 불안한 분이 계시다면, 이 마음이 이상한 게 아니라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저도 지금 그 한복판을 지나고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2주 뒤 외래 진료 결과와, 정체된 각도·근력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이어서 기록해보려 합니다.
(다음 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재활일기 17 | PCL 완전파열)
※ 본 글은 개인의 수술 및 재활 경험을 기록한 재활일기입니다. PCL 재건술 후 회복 속도와 재활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본문에 기록된 운동과 앱 측정값은 개인의 경험입니다. 줄넘기 등 충격이 있는 운동, 운동 강도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 및 재활 전문가와 상의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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