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요약: 후방십자인대 재건술(PCL 재건술) 11~12주차, 드디어 개학과 함께 학교에 복직한 첫 주의 기록입니다. 체육교사로서 배드민턴·체력 수업을 서서 진행하며 하루 7~8천 보를 걸었고, 12주차 진료에서 능동 각도 85~90도를 확인했습니다. 복직과 재활을 병행하며 각도가 95도에서 정체됐던 현실, 발가락·전경골근 도수치료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기간: 2026년 8월 17일 ~ 8월 31일 |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 수술 11~12주차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을 받은 지 석 달째. 10~11주차가 ‘각도에서 근력으로’ 재활의 무게중심을 옮기며 복직을 준비하던 시기였다면, 이번 11~12주차는 드디어 그 준비가 현실이 된 시기였습니다. 개학과 함께 실제로 학교에 복직했습니다. 이 다리로 다시 출근을 시작한 것입니다.
개학 전날, 겨우 운전이 가능해졌다

복직에는 넘어야 할 첫 관문이 있었습니다. 바로 운전이었습니다. 출근을 하려면 차를 몰 수 있어야 하는데, 오른다리를 수술한 저에게 운전은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액셀과 브레이크를 밟는 발이 바로 수술한 오른발이었기 때문입니다.
무릎이 충분히 굽혀지지 않으면 운전석에 다리를 접어 넣는 것부터 어렵고, 무엇보다 급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순간 발을 재빠르게 옮길 수 없으면 위험합니다. 그래서 각도가 어느 정도 나오기 전까지는 운전을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개학 바로 전날부터, 드디어 운전이 가능해졌습니다. 겨우겨우 각도를 만들어낸 덕분이었습니다. 무릎이 운전석에서 액셀과 브레이크를 오갈 수 있을 만큼 굽혀지고, 발을 옮기는 동작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개학을 코앞에 두고 아슬아슬하게 만들어낸 ‘운전할 수 있는 다리’였습니다. 이 한 가지가 되지 않았다면 복직 자체가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만큼 이 시기의 각도 회복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가는 열쇠’였습니다.
다만 운전 복귀 시점은 수술 부위·다리 방향·회복 정도에 따라 크게 다르고, 급제동이 안전하게 되는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한 사안입니다. 저 역시 조심스럽게, 짧은 거리부터 시작했습니다.
체육교사의 복직 첫 주, 서서 하는 수업

복직 후 맡은 수업은 고1 배드민턴과 고3 체력운동이었습니다. 문제는 제가 아직 직접 시범을 보일 수 있는 몸이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업 방식을 바꿨습니다. 배드민턴 수업에서는 라켓 잡는 법과 스트로크 하는 법만 간단히 설명한 뒤, 학생들의 실제 학습 시간(연습 시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제가 몸으로 보여주는 대신 학생들이 직접 더 많이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그렇게 방식은 바꿨지만, 수업 내내 서 있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루 7~8천 보, 붓기가 빠지지 않았다


복직하고 나서야 실감한 것이 있습니다. 학교는 생각보다 훨씬 많이 걸어야 하는 곳이라는 점입니다.
재활운동을 따로 하지 않고 수업 이동 걸음 수만 체크했는데도, 하루 7,000~8,000보를 걷고 있었습니다. 교실과 운동장, 체육관을 오가고 계단을 오르내리고, 수업 내내 서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무릎 붓기가 좀처럼 빠지지 않았습니다. 계속되는 이동과 서서 하는 수업, 잦은 계단 사용이 원인인 것 같았습니다. 집에서 재활만 하던 때와는 무릎에 걸리는 부담 자체가 달랐습니다.
12주차 진료, 능동 각도 85~90도
8월 24일 월요일에는 병결 조퇴를 하고, 처음 MRI를 촬영했던 병원에서 12주차 진료와 도수치료를 받았습니다.
이날 진료 전에는 사우나에 들러 온탕과 냉탕을 오가며 굴곡운동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따뜻한 물에서 조직을 데운 뒤 무릎을 굽히면 조금이라도 각도가 더 나올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진료에서 확인한 능동 각도, 즉 제 힘으로 굽히는 각도는 85~90도 정도였습니다.
의사 선생님과 도수치료 선생님은 다소 늦은 편이지만 프로토콜대로 각도가 회복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마음을 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길게 보자고 하셨습니다. 다만 아프더라도 운동은 계속 해줘야 한다는 말씀도 함께 하셨습니다. ‘늦지만 정상 범위’라는 말이, 조바심이 나던 저에게는 큰 위안이 됐습니다.
발가락과 전경골근 도수치료, 걸음걸이의 열쇠
이날 도수치료는 조금 특이했습니다. 무릎이 아니라 엄지발가락과 우측 발목의 전경골근에 연결된 힘줄을 위주로 치료해 주셨습니다.
의외였습니다. 무릎 수술인데 왜 발가락과 발목을? 그런데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됐습니다. 발가락을 구부리는 운동을 충분히 해줘야 걸음걸이가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걷는 동작은 무릎만의 문제가 아니라, 발가락으로 땅을 밀고 발목이 함께 움직여야 완성되는데, 오랫동안 정상 보행을 못 하면서 이 부분들이 굳고 약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무릎 각도에만 매달려 있던 저에게, 걸음걸이 회복은 발끝에서부터 시작된다는 새로운 관점이었습니다.
학교에서 틈틈이 이어간 재활운동

복직했다고 재활을 멈출 수는 없었습니다. 수업 사이 시간을 활용해 학교에서도 재활운동을 이어갔습니다. 학교에 있는 컨셉2 에르그 바이크로 사이클을 하고, 레그프레스 머신으로 하체 근력운동을 하고, 요가매트를 펴고 굴곡운동을 했습니다.
복직과 재활을 병행하는 것은 생각보다 빡빡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각도와 근력을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짧은 시간이라도 쪼개서 운동을 이어갔습니다.
각도가 95도에서 정체됐다, 솔직히 절망스러웠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각도 확보는 크지 않았습니다. 거의 95도에서 정체된 느낌이었습니다. 솔직히 절망스러웠습니다. 집에서 재활에만 집중하던 시기에는 그래도 각도가 조금씩 올라갔는데, 복직 후에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원인은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하루 7~8천 보의 이동, 장시간 서서 하는 수업, 그 사이에 끼워 넣은 재활운동까지. 무릎이 쉴 시간이 없었던 것입니다. 회복에는 운동만큼이나 휴식과 붓기 관리가 중요한데, 복직 첫 주의 제 무릎은 하루 종일 혹사당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이것도 배움이었습니다. 재활은 ‘많이 움직이는 것’과 ‘무릎을 회복시키는 것’의 균형인데, 복직으로 활동량이 급증하면서 그 균형이 깨진 것입니다. 각도 정체는 실패가 아니라, 이제 ‘복직한 몸으로 재활하는 법’을 새로 배워야 한다는 신호였습니다.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1~12주차를 마치며
수술 석 달째, 저는 다시 교단에 섰습니다. 시범은 보이지 못해도 학생들을 가르쳤고, 하루 7~8천 보를 걸었으며, 능동 각도 85~90도로 서서 수업을 감당했습니다. 목발을 짚고 화장실조차 힘겨워하던 걸 생각하면 분명 먼 길을 왔습니다.
하지만 각도는 95도에서 멈췄고, 붓기는 빠지지 않았으며, 복직과 재활을 병행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의료진의 말처럼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늦지만 프로토콜대로 가고 있고, 아프더라도 운동은 계속하면 되니까요. 이제 재활은 ‘병원과 집’을 넘어 ‘학교라는 일상 속에서 이어가는 것’이 됐습니다.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PCL 재건술 13주차 이후, 복직한 일상 속에서 정체된 95도의 벽을 어떻게 넘어갔는지, 그리고 붓기 관리와 능동 각도 회복을 위해 무엇을 바꿨는지 이어서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다음 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3주차 재활일기 | PCL 완전파열 재활일기 15)
※ 본 글은 개인의 수술 및 재활 경험을 기록한 재활일기입니다. PCL 재건술 후 회복 속도와 재활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본문에 기록된 운동과 치료는 개인의 경험입니다. 복직 시점, 활동량 조절, 재활운동 강도는 반드시 수술한 의료진 및 재활 전문가와 상의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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