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요약: 후방십자인대 재건술(PCL 재건술) 10~11주차의 기록입니다. 집 CPM으로 무릎 굴곡을 100도에서 125도까지 끌어올리고, 목발을 완전히 뗀 뒤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야외를 걸었습니다. 인바디로 확인한 근육 감소를 계기로 재활의 무게중심을 ‘각도’에서 ‘근력’으로 옮기고, 다가오는 개학과 복직을 준비하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기간: 2026년 8월 4일 ~ 8월 17일 |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 수술 10~11주차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을 받은 지 두 달 반이 지났습니다. 7~9주차가 ‘목발을 뗐지만 걷는 법을 다시 배우던’ 시기였다면, 10~11주차는 성격이 또 한 번 바뀌었습니다. 무릎 각도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이제는 근력을 되살리는 것과 다가오는 개학을 준비하는 것이 진짜 과제가 됐습니다.
CPM 100도에서 125도까지, 각도는 궤도에 올랐다

집에서 CPM을 꾸준히 돌린 결과, 9주차 무렵 100도 언저리였던 굴곡 각도가 이 시기에 110도, 120도를 넘어 125도까지 올라왔습니다. 초반에 5도, 10도를 다투던 걸 생각하면 격세지감이었습니다.
CPM 각도의 함정, 골반이 들리면 부풀려진다
다만 한 가지 배운 것이 있습니다. CPM에서 125도가 나온다고 해서 그게 곧 제 무릎의 ‘진짜’ 각도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어느 날 각도가 유난히 잘 나오길래 자세를 살펴보니, 허벅지(골반)가 침대에서 살짝 들려 있었습니다. 골반이 들리면 무릎만 굽혀지는 게 아니라 그만큼 각도가 부풀려져 나옵니다. 허벅지를 눌러 고정하고 다시 재보니 110도 정도였습니다. 부풀려진 125도보다 정확한 110도가 재활에는 훨씬 의미 있다는 걸 그때 알았습니다. 그 뒤로는 골반을 고정한 상태의 정직한 각도를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능동 각도, 즉 기계 도움 없이 제 힘으로 굽히는 각도는 여전히 90도 부근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정체된 것 같아 불안했지만, PCL 재건술에서는 무릎을 굽히는 주 근육인 햄스트링을 12주까지 강하게 쓰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능동 각도가 그 부근에 머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수동으로 125도가 나온다는 건 관절 자체는 충분히 열려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목발을 완전히 떼고, 처음으로 아이와 밖을 걷다

이 시기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었던 순간이 있습니다. 목발을 완전히 떼고, 처음으로 아이를 데리고 야외를 걸은 것입니다.
집 안에서 목발 없이 걷는 것과 야외를 걷는 것은 전혀 달랐습니다. 바닥이 고르지 않고, 경사와 턱이 있고, 사람도 피해야 합니다. 그만큼 더 복합적인 균형과 근력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아이와 함께 해냈다는 게, 수술 후 처음으로 ‘아빠의 일상’을 조금 되찾은 기분이었습니다. 수술 1주차에 기저귀 하나 갈아주지 못해 무력했던 걸 떠올리면, 분명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물론 첫 야외 보행 뒤에는 다리가 뻐근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걷는 거리를 조금씩 늘려가기로 했습니다.
인바디가 보여준 현실, ‘각도’에서 ‘근력’으로

이 시기 인바디를 측정하고 나서 재활의 방향을 다시 잡았습니다. 수술 전과 비교해 골격근량이 눈에 띄게 줄어 있었습니다. 특히 수술한 쪽 허벅지가 반대쪽보다 확연히 가늘어져 있었습니다. 숫자로 확인하니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하지만 이건 예상된 결과이기도 했습니다. 두 달 넘게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했으니 근육이 빠지는 건 당연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부터였습니다. 각도는 어느 정도 확보됐으니, 이제는 빠진 근육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 과제라는 판단이 섰습니다. 재활의 무게중심을 ‘각도 늘리기’에서 ‘근력 키우기’로 옮긴 것입니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실내 자전거, 레그프레스, 스쿼트, 카프레이즈 같은 근력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다만 PCL 재건술 특성상 무릎을 깊게 굽히면서 체중을 싣는 자세는 이식건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스쿼트는 얕은 범위에서만 하고 무게도 조금씩 올렸습니다. 신기하게도 근력운동을 시작하자 허벅지가 조금씩 다시 차오르는 게 눈으로 보였습니다. 빠질 때도 눈에 보였지만, 돌아올 때도 눈에 보였습니다.
무릎에서 나는 소리, 자전거에서 걸리는 느낌
근력운동을 늘리면서 새로운 감각들도 생겼습니다. 무릎을 굽혔다 펼 때 뚝뚝 소리가 나기 시작했고, 자전거 페달이 가장 위로 올라오는 지점(무릎이 가장 많이 굽는 순간)에서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덜컥 걱정됐지만, 통증이 없다면 대부분 회복 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수술 후 슬개골과 관절 면이 아직 매끄럽지 않아 나는 마찰음이고, 자전거에서 걸리는 느낌도 그 최대 각도 지점을 지날 때 슬개골이 걸렸다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통증도 없고 붓기도 늘지 않아서, 소리와 걸림에 너무 신경 쓰지 않기로 했습니다. 다만 통증이 동반되거나 붓기가 늘면 그때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것도 함께 기억해 두었습니다.
개학과 복직, 진짜 준비가 시작되다
이 시기 머릿속을 가장 크게 차지한 건 개학이었습니다. 곧 학교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체육교사에게 학교는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운동장과 체육관을 오가며 학생을 지도해야 하는 곳입니다.
현실적으로 준비할 것이 많았습니다. 우선 출근길 이동이 문제였습니다. 오른다리를 수술했기 때문에, 자동차 운전 시 급브레이크를 밟는 응급 제동 능력이 충분히 회복됐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무릎 수술 후 운전 복귀 시점은 수술 부위·다리 방향·회복 정도에 따라 크게 다르고, 급제동이 안전하게 되는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라 조심스럽게 접근했습니다.
또 복직하면 하루 대부분을 학교에서 보내니, 지금처럼 하루 몇 시간씩 재활에 쓰던 시간이 확 줄어든다는 것도 대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개학 전 남은 기간에 각도와 근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두고, 복직 후에도 이어갈 수 있는 홈 재활 프로그램을 정리해 두기로 했습니다.
수술 후 처음으로 ‘회복’이라는 단어보다 ‘복귀’라는 단어가 더 무겁게 다가왔습니다. 무릎 각도 5도, 10도를 다투던 시기를 지나, 이제는 ‘이 다리로 다시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가’가 진짜 목표가 됐습니다.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0~11주차를 마치며
돌아보면 10~11주차는 재활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 시기였습니다. 각도는 CPM 기준 125도까지 올라와 목표에 도달했고, 초점은 근력 회복과 일상·학교 복귀로 옮겨갔습니다. 목발을 완전히 떼고 아이와 밖을 걸었으며, 빠졌던 허벅지 근육이 다시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능동 각도는 더 올라와야 했고, 계단을 편하게 내려오려면 근력이 더 필요했으며, 걸음걸이도 완전히 자연스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방향은 분명했습니다. 각도는 유지하면서 근력을 키우고, 다가오는 복직을 준비하는 것. 재활이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의 복귀’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PCL 재건술 12주차, 드디어 개학을 맞아 실제로 학교에 복귀한 뒤의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이 다리로 출근은 어땠는지, 체육수업과 학교생활은 어떻게 감당했는지, 그리고 12주차에 받은 도수치료와 능동 각도의 변화까지 이어서 기록하겠습니다.
(다음 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12주차 재활일기 | PCL 완전파열 재활일기 14)
※ 본 글은 개인의 수술 및 재활 경험을 기록한 재활일기입니다. PCL 재건술 후 회복 속도와 재활 방법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으며, 본문에 기록된 운동과 치료는 개인의 경험입니다. 특히 운전 가능 시점, 근력운동 강도, 침·부항 등 보조 치료는 반드시 수술한 의료진 및 재활 전문가와 상의 후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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