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 요약: 후방십자인대 완전파열(PCL 완전파열) 진단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기록한 글입니다. 다친 몸으로 학교 체육대회를 치르고, MRI 촬영 끝에 정강이뼈 후방전위 14mm 이상이라는 결과와 함께 수술이 필요하다는 최종 판단을 받았습니다.
지난 글에서는 2026년 5월 8일, 자전거로 출근하던 중 사고가 났던 이야기를 기록했습니다. 울퉁불퉁한 도로에 바퀴가 걸리면서 앞으로 넘어졌고, 오른쪽 무릎을 구부린 채로 떨어졌습니다. 그 뒤로 무릎은 심하게 붓고 보라색 멍이 들었으며, 다리가 정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정확한 진단은 받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게다가 저에게는 당장 넘어야 할 산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5월 15일, 학교 체육대회였습니다.
후방십자인대 파열, 하필 체육대회를 앞두고
하필이면 무릎을 다친 시점이 체육대회를 딱 일주일 앞둔 때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체육대회 담당자였습니다.
솔직히 쉬고 싶다고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준비할 것도 산더미였고, 당일에도 제가 챙겨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마음을 고쳐먹었습니다. 어떻게든 버텨보자고.
보조기 차고 침 맞으며 버틴 일주일

체육대회 전까지는 한의원에 다니며 침 치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보조기를 착용하고 학교에 나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무모했지만, 당시엔 “일단 체육대회까지만 버티자”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무릎은 여전히 정상이 아니었습니다. 구부러지긴 했지만 통증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보조기를 차고 최대한 조심하며 하루하루 업무를 이어갔습니다.
5월 15일. 결국 체육대회를 무사히 치러냈습니다. 담당자로서 해야 할 일을 끝까지 마무리했습니다. 몸 상태는 엉망이었지만, 어떻게든 해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무릎을 얼마나 심하게 다쳤는지도 몰랐고, 앞으로 수술까지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그저 “체육대회만 끝나면 병원에 제대로 가봐야지”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MRI 검사, 후방십자인대 완전파열을 마주하다

체육대회가 끝난 다음 주 화요일, 5월 19일. 집 근처 병원을 찾아 MRI를 촬영했습니다.
진료를 봐주신 의사 선생님은 상당히 친절하셨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일단 찍어보고 이야기하죠.” 그 말에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어쩌면 단순한 인대 손상이나 심한 타박상 정도일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살짝 생겼습니다.
그런데 결과를 확인한 선생님의 표정과 말은, 제 기대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수술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MRI 결과를 보신 선생님께서는 결국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머릿속이 새하얘졌습니다.
사고 이후 일주일 넘게 학교에 나가고, 침도 맞고, 보조기도 차고, 체육대회까지 마쳤는데. 그렇게 버틴 끝에 돌아온 답이 “수술”이라니.
그때부터는 단순히 무릎이 아픈 문제가 아니게 됐습니다. 수술을 한다면 언제, 어디서 해야 하는지. 회복은 얼마나 걸리는지. 체육교사로서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는지까지, 한꺼번에 고민이 밀려왔습니다.
PCL 완전파열, 수술과 재활 사이에서 고민하다
MRI 결과지를 들고 다시 큰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워낙 환자가 많아 바로 진료를 받긴 어려웠고, 결국 다음 주인 5월 26일로 예약을 잡았습니다.
그때까지도 마음속에선 같은 질문이 맴돌았습니다. ‘정말 수술까지 해야 하나?’ 수술 없이 재활로 버틸 방법은 없는지, 조금 더 지켜봐도 되는 건 아닌지. 미련이 쉽게 놓이지 않았습니다.
5월 26일, 다시 진료를 받았습니다. 담당 교수님께서는 MRI 결과를 확인하시더니, 수술이 정말 필요한 상황인지 더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 무릎 수술 분야에서 경험이 많은 교수님께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다시 예약을 잡았습니다. 날짜는 5월 28일이었습니다.
후방전위 14mm, 명확해진 진단
5월 28일.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이날은 정말 오래 기다렸습니다. 세 시간 넘게 기다린 끝에야 겨우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담당 교수님께서는 MRI 영상뿐 아니라 무릎관절 인대 계측기로 후방전위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까지 종합해 무릎 상태를 판단하셨습니다.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다친 오른쪽 무릎은 정강이뼈가 후방으로 14mm 이상 밀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제 상황까지 함께 짚어주셨습니다. 저는 체육교사이고, 평소 활동량도 많은 편입니다. 그러니 지금 상태로 그냥 버티기보다는 수술로 무릎을 회복시키는 편이 맞다는 판단이셨습니다.
수술이 필요합니다 | 퇴행성 관절염을 막기 위해
결국 교수님께서는 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특히 수술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무릎에 부담이 쌓여 퇴행성 관절염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는 고민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물론 무섭지 않았다면 거짓말입니다. 수술 자체도 걱정이었지만, 그보다 더 마음을 짓누른 건 수술 후 재활이었습니다. 얼마나 걸릴까. 언제쯤 제대로 걸을 수 있을까. 다시 체육수업을 할 수 있을까. 다시 운동할 수 있을까.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걱정부터 앞섰습니다.
6월 1일, PCL 재건술을 예약하다
그렇게 결국 수술을 결정했습니다. 날짜는 2026년 6월 1일. 5월 8일 자전거 사고로부터 약 3주 뒤였습니다.
처음엔 그저 자전거 타다 넘어진 정도라고 생각했습니다. 체육대회까지 어떻게든 끝냈고, 침도 맞고, 보조기도 차고, 학교에도 계속 나갔습니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습니다.
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후방전위 14mm 이상. 저는 결국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생각보다 훨씬 큰 부상이었다
5월 8일 사고 당일엔 ‘며칠 쉬면 괜찮아지겠지’ 했습니다. 5월 15일 체육대회를 끝냈을 땐 ‘이제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으면 되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5월 19일 MRI를 찍고, 5월 26일 다시 병원을 찾고, 5월 28일 최종적으로 수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야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생각보다 훨씬 큰 부상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6월 1일, 저는 후방십자인대 재건술을 받게 됩니다. 그때는 미처 몰랐습니다. 수술을 받는 날보다, 수술이 끝난 뒤의 재활이 훨씬 더 길게 느껴지리라는 것을.
다음 이야기
다음 글에서는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당일의 기록을 담습니다. 수술 전 마지막 모습부터 수술 과정, 이식건을 이용한 재건술, 그리고 수술 직후의 무릎 상태까지 이어가 보려 합니다.
(다음 글: 후방십자인대 재건술 당일 | PCL 완전파열 재활일기 3)
※ 본 글은 개인의 진단·치료 경험을 정리한 것으로,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 치료 방향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여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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