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 2026년 9월 22일 | 후방십자인대(PCL) 재건술 수술 16주 2일차 (3개월 외래진료)
수술한 지 어느덧 16주. 3개월 정기 외래 날이었다.
솔직히 이날 병원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지난 몇 주간 무릎 각도가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14주차, 15주차… 굴곡 각도는 좀처럼 늘지 않았고, 나는 매우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에 갔다.
명지병원, 수술을 받았던 그 병원에서 이날은 운동 검사와 엑스레이 촬영을 진행했다.
운동 검사 결과 — 근력이 이렇게나 빠졌다니
검사 결과는 예상은 했지만, 막상 숫자로 보니 마음이 무거웠다.
수술 전과 비교해 대퇴사두근(허벅지 앞 근육)과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근력이 모두 현저히 떨어져 있었다. 특히 수술한 쪽 허벅지 근력이 눈에 띄게 쇠퇴해 있었다.
건측(수술 안 한 왼쪽) 허벅지에 비해 근력이 40% 이상 저하되어 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다. 수술하고 나서 허벅지가 눈에 띄게 얇아졌으니까. 그래도 40%라는 숫자를 직접 보니, 그동안 나름대로 재활했다고 생각했는데 참 허탈했다.
담당의 진료 — “이제 뛰어야 한다”
검사 후 수술 담당 선생님 진료를 받았다.
선생님 말씀은 명확했다. 이제부터는 가벼운 러닝을 시작하고, 레그프레스 무게도 지금보다 훨씬 많이 쳐야 하며, 조깅도 해야 다리가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다.
지금까지는 “무리하지 마라, 조심해라”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더 강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로 바뀐 것이다. 근력이 빠진 만큼 이제는 적극적으로 부하를 줘서 근육을 되살려야 하는 단계였다.
이 부분은 조금 희망적이었다. 아, 이제 뛰어도 되는 단계까지 왔구나.
그런데 — 각도 이야기를 꺼냈다가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계속 마음에 걸리던 무릎 각도에 대해 여쭤봤다. 각도가 몇 주째 그대로라고.
선생님이 다리를 직접 만져보시더니, 바로 말씀하셨다.
“브리즈망 수술을 해야겠네요.”
그리고 그 자리에서 바로 일정을 잡았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브리즈망 수술,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
브리즈망(brisement force)은 쉽게 말해 마취를 한 상태에서 굳어버린 무릎 관절을 강하게 움직여, 유착된 부분을 풀어주는 처치다. 각도가 계속 안 나올 때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재건 수술처럼 큰 수술은 아니고 시간도 짧게 끝난다고 하셨다. 하지만 그게 위로가 되진 않았다.
또 수술대에 오른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짜증나고 슬펐다.
바로 심전도 검사, 혈액 검사, 소변 검사, 폐 검사 등 수술 전 검사를 마쳤다. 그리고 입원지원센터에서 일정을 확정했다.
10월 18일 일요일 오후 3시 입원, 10월 19일 수술.
솔직한 심정
아오…
이 말밖에 안 나왔다.
재건 수술 받고 4개월, 나름대로 열심히 재활했다고 생각했다. 도수치료도 받고, 집에서 CPM도 돌리고, 목욕탕 온탕 냉탕을 오가고, 한의원도 꾸준히 다니고. 그런데도 각도가 안 나와서 결국 또 수술이라니.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학교엔 또 어떻게 이야기하지?
이제 막 복직해서 적응하고 있는데, 또 자리를 비워야 한다. 동료 선생님들께 또 부탁을 드려야 하고, 수업도 다시 조정해야 한다. 그 이야기를 꺼낼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무겁다.
브리즈망 이후에는 다리가 정말 좋아질까?
이것도 솔직히 의문이 들었다. 이번에 풀면 정말 각도가 나올까? 아니면 또 굳어버리는 건 아닐까?
그래도, 정리하자면
감정은 감정이고, 상황은 정리해야 한다.
담당 선생님이 다리를 만져보고 바로 결정했다는 건, 지금이 풀어야 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했다는 뜻일 거다. 각도가 안 나오는 채로 계속 두는 것보다는 낫다는 판단.
근력 검사에서 40% 저하가 나왔지만, 동시에 “이제 러닝하고 무게 쳐라”는 말은 그만큼 이식건이 안정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니 이번 브리즈망은 되돌아가는 게 아니라, 막힌 걸 뚫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버티기가 힘들 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 날, 드디어 뛰었다
수술 일정을 잡고 온 다음 날. 마음은 복잡했지만, 담당 선생님이 하신 말씀 중 하나는 확실했다.
“이제 러닝을 시작하라.”
그래서 뛰었다.
수술 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러닝머신 위에서 다시 달렸다. 무리하지 않으려고 1km씩 두 번, 총 2km를 뛰었다.
- 첫 1km: 페이스 7분 10초, 평균 심박 142

- 둘째 1km: 페이스 9분 02초, 평균 케이던스 119, 강도는 “쉬움”

기록만 보면 별것 아닌 숫자다. 예전 같으면 몸도 안 풀렸을 거리다. 하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달랐다.
무릎을 다치고, 수술을 받고, 침대에 누워 지내고, 목발을 짚고, 각도가 안 나와서 답답해하던 그 모든 시간을 지나, 다시 두 발로 달리고 있다는 것.
물론 무릎은 여전히 완전하지 않다. 각도도 안 나와서 곧 브리즈망 수술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도 다시 달릴 수 있다는 사실 하나가, 어제 진료실에서 받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 속에서 그래도 앞으로 가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줬다.
체육교사로서 ‘달린다’는 게 이렇게 특별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었다.
근력 검사에서 40% 빠졌다는 그 다리로,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브리즈망으로 각도를 풀고 나면, 이 달리기가 다리 균형을 되찾는 진짜 시작이 될 거라고 믿는다.
다음 이야기
10월 19일, 브리즈망 수술을 받는다.
다음 글에서는 브리즈망 수술을 실제로 받은 후기, 그리고 시술 후 무릎 각도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다시 시작된 각도 재활 이야기를 이어서 기록해보려고 한다.
재활은 생각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래도 계속 간다.
📌 후방십자인대 완전파열 재활일기 시리즈에서 이어집니다.
※ 본 글은 개인적인 수술 및 재활 경험을 기록한 재활일기입니다. 브리즈망(도수 조작) 시행 여부와 시기, 재활 방법은 개인의 상태와 담당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다릅니다. 본문 내용은 개인의 경험이며, 실제 진단과 치료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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